부산의 특성화고 인재들이 머나먼 이국땅에서 취업 출사표를 던진다.
부산시교육청은 16일 오후 금정구 부곡동 부산정보관광고등학교에서 특성화고 인재 36명과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9학년도 글로벌 현장학습 출정식’을 갖는다.
특성화고 글로벌 현장학습 10년
244명 부산 학생들 호주땅 밟아
올해 36명 출국 12주간 현지생활
연수 이후 현지 취업 기회 제공
관광·조리·기계 분야 등 활약
2010년부터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현장학습은 부산 특성화고 학생들에게는 ‘도전의 장’이다. 호주에서 어학연수와 기술연수, 산업체 현장실습 등을 한꺼번에 경험한 후 1~2년간 현지 취업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총 244명의 부산 학생들이 호주 땅을 밟았다. 올해 선발된 특성화고 36명도 오는 26일 출국해 시드니와 멜버른, 2개 도시에서 교사 4명과 함께 12주간의 현지 생활을 시작할 계획이다.
기본 연수 프로그램은 12주지만 이 기간을 마치고 나면 현지 취업을 할 수 있다. 시교육청 인솔 교사와 현지 업체의 지원 아래 면접을 거쳐 취업 현장으로 나간다.
최근 특성화고 내에서 호주 현장실습을 선호하는 교과는 관광과 조리, 서비스 분야다. 호주 현지에서도 관광업에 인력이 몰리다 보니 일자리가 풍부하다. 2014년에 파견된 하진규(동의공업고등학교 졸업) 씨는 호주 남부 바리스타 대회에서 챔피언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그 경력을 바탕으로 국내에 돌아온 하 씨는 카페 창업을 준비 중이다. 기계와 용접 분야는 10년 전부터 꾸준히 인기가 높다. 근면성실하고 선배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는 데 익숙한 문화의 한국 학생을 호주에서도 선호한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일단 지금까지 호주 땅을 밟은 244명 중 70명 안팎이 취업과 진학, 영주권 취득 등을 위해 호주 현지에 머무르고 있다. 2011년에 파견된 임상욱(부산정보관광고등학교 졸업) 씨의 경우 호주 회계사로서 자신의 새로운 길을 개척 중이다.
올해 글로벌 현장학습 파견 학생은 5월부터 한 달간 1차 서류전형, 2차 원어민 면접, 3차 심층 면접, 4차 원어민 면접 등을 거쳐 선발되었다. 장기간의 외국 생활과 어학 연수, 현장 실습까지 보장되기 때문에 특성화고 내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특성화고에서 운영 중인 글로벌인재양성반에서 1학년부터 3년간 활동한 학생에게만 자격을 준다. 그래도 3배수 가까운 경쟁자를 물리쳐야 거머쥘 수 있는 게 연수 기회다.
연수 티켓을 따내기는 힘들지만 일단 선발되면 파격적인 지원이 이어진다. 부산글로벌빌리지에서 열리는 5주간의 심화 연수에서는 현지 적응을 위한 호주 요리 강습과 크리켓 강습 기회까지 있을 정도로 수업이 알차다.
시교육청 미래인재교육과 손정웅 장학사는 “성공적으로 1~2년 현장 연수만 마치면 인문계를 나와 대학을 졸업한 학생을 압도할 정도로 어학 능력과 취업 스펙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지원자가 10년째 줄을 잇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상국 기자 edu@busan.com